공포의 핵 이빨 ‘갈갈이’, 기름 마사지하는 ‘옥동자’, 육중한 배로 예술을 표현하는 ‘갤러리정’, 성대모사 ‘노통장’ ‘우비소녀’….
방송 프로그램 ‘개그콘서트’가 출연자들의 특출한 개인기 덕분에 인기가 높다. 하지만 이런 연기를 어린이들이 무턱대고 따라하다가는 몸을 해칠 수 있다. 개그는 개그일 뿐이다. 인기 개그에 얽힌 건강 문제를 짚어본다.
-갈갈이, 구강돌출형은 충격 크다-
갈갈이 3형제 맏형 박준형의 “자, 무를 주세요”로 시작하는 ‘무 갈기’. 치과의사들은 어린이나, 보철물을 한 사람이 무 갈기를 따라하면 치아를 다칠 수 있다고 충고한다. 특히 앞니가 튀어나온 사람은 훨씬 심한 충격을 받는다.
얼굴 구조가 잡히지 않은 성장기에 손가락 빨기•혀 내밀기•손톱 깨물기•입술 빨기•뺨 씹기 습관은 부정교합을 일으킨다. 딱딱한 무 갈기는 한마디로 부정교합 상태를 악화시킨다.
잇몸과 단단히 결합된 어른의 치아도 자꾸 흔들어대면 손상을 입는다. 치아가 흔들릴 정도는 아니더라도 지속적인 자극으로 속에 염증이나 미세한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옥동자, 기름 범벅 피부 망친다-
‘옥동자’는 “나처럼 되려면 적어도 이쯤은 해야지”라며 참기름•고추기름•춘장 등을 얼굴에 마구 바른다. 옥동자를 따라했다가는 피부를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기름이 모공을 막아 여드름을 유발하거나 악화시킨다. 여드름을 방치하면 모공이 넓어지거나 홍반이 나타나 진짜 ‘옥동자 페이스(face)’가 될지 모른다.
막힌 모공을 열어 주고, 미세한 크리스털 가루나 화학약품으로 피부 각질을 제거한다. 옥동자처럼 여드름 흉터가 많은 경우는 레이저 치료도 효과적이다.
-갤러리정, 운동 좀 해라-
갤러리정은 윗배•아랫배가 모두 나와 둥그스름하게 연결된 ‘남산형 복부비만’을 보인다. ‘예술’을 표현하기에 적합할지는 몰라도 건강 면에서는 최악이다. 이런 유형은 보통 어릴 때부터 비만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지방간•고혈압•동맥경화 등 생활습관병이 생기지 않도록 어려서부터 주의하고 치료받아야 한다.
철저한 식이요법이 기본. 하루 섭취열량은 1,500kcal 이하로 제한하고, 곡물과 야채 위주의 식단을 짜야 한다. 등 푸른 생선과 기름을 뺀 살코기로 부족한 동물성 단백질을 채우는 것도 좋다. 운동은 적어도 1~2년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 다른 사람과 어울리며 즐길 수 있는 테니스•탁구•댄스 등이 적절하다. 꾸준한 운동과 식이요법으로 생활습관을 바꾸는 것이 중요하다.
-성대모사, 목소리 상한다-
개인기의 기본은 성대모사다. ‘우비 삼남매’ 김다래의 “기다려 봐~”를 비롯해 노통장이나 옥동자도 성대모사나 음성변조를 자주 한다.
이때 목에 힘을 잔뜩 주면서 무리가 생겨 쉰 목소리가 나온다. 결국 성대결절이나 성대마비•후두염•성대종양 등이 생길 수 있다. 성대결절은 크게 소리 지르기 좋아하는 남자아이들에게 많다. 잘못된 발성법부터 고쳐야 한다. 불필요한 말을 삼가며 쉬도록 한다. 특히 유행어 따라하기를 좋아하는 아이는 주의시킨다. 성대 점막이 마르지 않게 물을 하루 8잔 이상 마시면 좋다. 실내 습도를 높이는 것도 목이 건조해지는 것을 막는 방법이다.
〈도움말: 목동 예치과병원 차창선 원장, 강남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 강남베스트클리닉 이승남 원장, 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전병역기자 junby@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