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부터 자질구래한 실수로 상사에게 지적을 받고 나온 김대리. 요즘들어 부쩍 코막힘 증상이 심해진 그는 업무에 집중을 할 수가 없다. 고개만 숙이면 코가 답답해지고, 숨 쉬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작심을 하고 서류를 붙잡아도 30분 이상 가지를 못한다. 또 계속 코를 킁킁대고 훌쩍이는 통에 식사를 할때나 업무를 볼때 옆자리에 앉은 동료들에게도 은근히 눈치가 보인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자신의 재능을 십분 발휘하여 인정을 받으려면, 무엇보다도 최상의 컨디션 관리가 기본. 김대리의 경우처럼 작은 증상 하나가 업무 성과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의들도 코막힘을 우습게 생각하면 ‘큰 코 다친다’고 강조한다. 코는 숨을 쉬는 기관으로 우리 몸에 산소를 공급하는 첫 번째 관문이다. 따라서 코가 막히면 자연스럽게 체내 산소 공급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특히 뇌에 산소가 부족해지면 집중력 저하, 건망증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대게 코막힘은 코 안쪽이 염증이 생겨 콧속이 부었거나, 콧속에 물혹이나 종양이 생겨 콧물이 잘 흘러나가지 못해 발생한다. 이러한 코막힘을 초래하는 질환으로는 크게 알레르기 비염, 축농증, 비중격만곡증을 들 수 있다.
◇콧속에 고름이 차서 숨길을 막는 축농증=직장인들의 업무 집중도를 저하시키는 가장 대표적인 질환이 축농증이다. 이 질환이 생기면 얼굴부위에 답답한 압박감을 느끼게 된다. 반복되는 다량의 콧물, 재채기, 심한 코막힘 등이 반복되고, 산소가 머리 속에 들어가지 못해 집중력은 현저히 떨어진다. 더구나 하루종일 밀폐된 사무실에서 일을 해야하는 경우, 축농증 증상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정상적인 코 속과 코 주위 얼굴 뼈 속에는 공기가 들어 있다. 이곳에 염증이 생기면 코 속 분비물이 썩어서 고름으로 고여 있게 된다. 이것이 바로 축농증이다. 맑게 흘리던 콧물이 누렇게 진해지면서 끈끈해지면, 감기가 급성 축농증이 되었다는 신호다.
그러나 일반인이 감기와 축농증을 구별하기는 쉽지 않으므로 병원에서 정확하게 진단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축농증이 생긴 초기에는 대부분 병원에서 치료하고 약물을 먹는 것만으로도 잘 낫는다.
그러나 무엇이든 시기를 놓치면 치료가 어려운 법이다. 축농증이 오래되어 잘 낫지 않으면 4∼6주까지도 계속해서 약물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그래도 치료가 되지 않으면 수술을 하는데, 다행히 대부분 완치된다. 내시경으로 30분 정도면 수술이 끝난다.
◇이물질 침입을 막기 위해 코가 붓는 알레르기 비염=먼지,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동물의 털 등 어떤 특정한 인자로 인해 코에 염증이 생긴 것을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한다.
코막힘 외에도 재채기와 맑은 콧물의 세 가지 증상을 보인다. 모든 알레르기 질환이 그렇듯이 알레르기 비염 역시 단칼에 완치시키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병원에서는 주로 약물요법을 쓰지만 근본적인 치료라기보다 주로 증상을 완화시키는 대증치료로 이용된다. 알레르기 비염은 원인 물질에 노출되었을 경우 증상이 더욱 심해진다. 따라서 원인 물질을 찾아 우선 피하고 보는 것이 좋다.
알레르기는 없지만 대기의 기온차, 특정 약물, 신체 호르몬 변화 등에 의하여 생기는 혈관운동성 비염이 있는 경우에도 코막힘 증세가 심하게 올 수 있다.
스프레이 제제 등을 사용하면 증상의 호전을 기대할 수 있고, 심해져서 비후성비염이 생기면 비갑개수술을 통하여 코막힘 증세를 없앨 수 있다.
◇코뼈가 휘어 코막힘이 나타나는 비중격 만곡증=일반 사람들의 코뼈는 대부분 휘어있다. 사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코뼈가 휘어도 별 이상 없이 지낸다. 그러나 휜 정도가 심하거나 콧속의 점막이 많이 부어있는 사람에게는 코막힘, 머리가 무겁다거나, 주의산만, 기억력 감퇴, 수면장애, 코골이, 후각장애, 축농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를 비중격만곡증이라 한다.
코 안의 좌우 공간을 나누고 있는 막이 바로 비중격이다. 이 막은 연골과 뼈로 이루어져 있는데 이 부분이 휘면 한 쪽 공간이 막히게 돼 코가 막힌다. 이를 방치하면 반대쪽에 비갑개가 비대해지는 비후성 비염이 생겨 결국에는 양쪽 코에 모두 코막힘 증상이 나타난다.
비중격만곡증은 코의 구조 때문에 생긴 질환이므로 수술을 통해서만 완치할 수 있다. 축농증이 함께 오는 경우도 많으므로 정확한 진단 후 수술을 받는 것이 좋다. 수술은 두개골과 비중격의 발육이 끝나는 만 17세 이후가 좋다. 휘어져 있는 연골과 뼈 부위를 절제하고 남아 있는 부분은 똑바로 펴 주는 비중격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행하며 수술 시간은 30분 정도가 걸린다. 코 안으로 수술하므로 흉터는 전혀 남지 않으며, 입원할 필요도 없다. 퇴원 후 생리식염수로 코를 세척하고 코 분무 약으로 자가치료를 하면 된다.
수술 후 일주일이면 회복이 되고 코로 시원하게 숨을 쉴 수 있다. 대부분의 일상생활은 가능하나 안경은 약 2주간 쓰지 않는 것이 좋다. 또, 당분간은 심한 운동, 사우나, 재치기, 심하게 코를 푸는 등 출혈의 위험이 있는 행위를 삼간다. 비중격 뿐만이 아니라, 겉으로도 코가 굽어있거나, 안장코, 매부리코 등이 있을 때는 코 밖으로 코 성형술을 함께 시행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하나이비인후과 박상욱 원장
/ jinnie@fnnews.com 문영진기자
◇코막힘 예방 이렇게 해보아요
코막힘을 줄이기 위해서는 우선 증상을 부추기는 환경을 없애는 것이 좋다. 실내외 온도차를 섭씨 5도 이내로 조절하고 습도는 40∼60% 정도로 맞춰 준다. 물을 많이 마셔 수분을 보충하는 것도 좋다.
잘 때 베개를 어깨 높이보다 높여주면 코가 덜 막힌다. 코를 너무 세게 풀지 말고 코가 헐지 않도록 부드러운 휴지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생리식염수로 하루 2∼3회 콧속을 씻어 주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예방에 효과적이다.